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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210803 뮤지컬 헤드윅 고은성 배우님 첫공 후기, 고민 중이라면 보세요!

<헤드윅>

고은성, 김려원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일시 : 2021년 8월 3일 화요일 7:00 PM

좌석 : 1층 15열 8

 

헤드윅 인생 첫 관극이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워낙 인기 있는 극이기도 하고 특히 이번 시즌에는 조승우 배우님이 오랜만에 조드윅으로 돌아와서 더욱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조승우 배우님과 고은성 배우님 두 분의 공연을 꼭 보고 싶었는데, 정말 티켓 구하기가 너어어무 힘들더라고요. 특히 조승우 배우님 공연은 전회차 전석 매진 ㄷㄷ 이렇게 표를 구하기 어려우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요 ㅠㅠ 

 

오글은 필수입니다...

 

 

 

 

1. 헤드윅

뮤지컬 <헤드윅>은 '헤드윅의 공연이 진행되는 공연장'이라는 장소 설정으로 진행됩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고, 중간중간 자신의 인생 과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등장인물은 남편이자 헤드윅의 백업 가수 이츠학, 그리고 헤드윅의 밴드 디앵그리인치 4명이 전부이며, 거의 1인극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헤드윅이 전적으로 무대를 이끌어갑니다. 무대의 장면 전환 없이 헤드윅의 퇴장도 몇 번 없을뿐더러 그마저도 아주 잠깐씩입니다. 그만큼 헤드윅 배우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극인데요.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고, 배우에 따라 공연 종료 시간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만큼 대본에서 벗어난 애드리브가 많습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공연 종료 시간이 10시를 넘을 수 없지만 ㅠㅠ 예전에는 8시에 시작해서 12시 넘어서 끝나기도 했다네요..? 그때 보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헤드윅은 극의 호불호 요소도 굉장히 분명한데요. 우선 Origin of Love, Wig in A Box, Wicked Little Town 등 넘버들이 너무 좋습니다. Tear Me Down, Angry Inch 등 흥이 나는 넘버들이나, 정말 락밴드의 공연스러운 명곡들이 많아서 넘버만 듣고 오기에도 너무 좋은 뮤지컬입니다. 게다가 원래는 맘껏 환호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극으로 유명하죠. 확실히 막 환호하고 해야 할 타이밍에 박수밖에 못 치니 답답하고 아쉽더라고요ㅠㅠ 이렇게 진짜 외국 가수가 내한 온 것 같은 '흥'의 분위기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많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뮤지컬인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금 낯선 느낌 때문에 분명 취향에 안 맞으실 분들도 꽤 계실 거예요. 우선 등장인물도 많지 않고 장면 전환 없이 전적으로 '헤드윅'이 이끌어가는 극이기 때문에 극에 몰입하지 못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리고 내용 자체는 마냥 신나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신나는 공연 느낌으로 기대하고 가신다면 당황하실 거예요. 대충의 줄거리는 알고 가시는 게 몰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완성도 높은 정말 좋은 극이라고 생각해요. 헤드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웃고 울다 보면 정말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지면서 공연이 끝나고도 여운이 오래 남거든요.

 

 

 

 

2. 배우

고은성 배우님은 원래 팬텀싱어로 알게 되어 노래를 잘하시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요. 뮤지컬은 4월에 그레이트 코멧에 이어 헤드윅으로 두 번째 관극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매우 상반된 역할로 만나게 되어 연기 스펙트럼이 넓고 잘하는 배우라는 것이 더욱 강렬하게 와닿게 되었어요.

 

우선 노래는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배우마다 다른 곡을 부르는 솔로곡으로 부른 프랑스 곡 '아름다운 나의 엄마'였나요? 제목이 정확히 생각 안 나는데 하여튼.. 평소 외국 곡, 특히 불어로 된 곡을 즐겨 부르시고 잘 소화하시는 만큼 특기를 살려 서사에 잘 녹여낸 점이 너무 좋았어요. 노래도 너무 좋았고 헤드윅이 엄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이 확 다가오더라고요.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사하실 때 발음이 살짝 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ㅠㅠ 좀 더 또박또박 발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넘버 부르실 땐 누구보다 정확한 딕션을 보여주십니다. 그 헤드윅 특유의 요염한(?) 말투가 원인인 것 같기도 하고... 배우님의 첫 공연이다 보니 초중반에 살짝은 로딩이 덜 된 듯한 느낌은 있었어요. 아무래도 능청스럽게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야 하는데 대사를 좀 이거 다음 저거 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보다는 대본에 충실한 느낌..! 근데 이건 첫공에서 오는 특유의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공연 후반부에 얼마나 더 날아다니실지 궁금해져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왜냐면 심지어 이 날 공연에서조차 중후반부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몰입되었거든요. 어찌나 우시는지 ㅠㅠ 특히 토미는 정말 토미 그 자체였어요. 

 

 

 

 

노래나 연기나,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실 거예요. 맞다 그리고 고드윅은 존x, x발, x년 등등 욕을 아주 찰지게 잘하시는 언니입니다^^ 섹드립은 약한 편이고 욕을 잘하는 마음은 여린 근육질(..) 언니 노선인 것 같아요 ㅋㅋ 애드립이 막 엄청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웃긴 포인트도 잘 살려서 많이 웃었어요 ㅋㅋㅋ 일단 실력이 보장된 배우이시니 고은성 배우님의 헤드윅 갈말을 고민 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꼭! 공연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김려원 배우님! 이번에 처음 뵙는데 노래를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이츠학이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가창력이 엄청나게 짱짱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건 그냥 봐도 알 수 있었어요... 넘버들이 성대가 걱정이 될 정도로, 주로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곡들이었는데 하나도 거슬리거나 불안하지 않고 힘 있어서 좋았어요. 목소리 자체도 너무 매력적이셨고요!! 고드윅과의 합도 엄청 좋았답니다. 서로 바라보는 눈빛과 퇴장하는 뒷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릴 만큼 두 분의 케미 너무 좋았어요. 고은성 배우님과 김려원 배우님의 페어 매우 매우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