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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210429 뮤지컬 위키드(옥주현, 나하나, 진태화) 1층 15열 후기

<위키드>

장소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관람일시 : 2021.04.28(수) 15:00 1회

좌석 : 객석1층 15열 13 

 

안녕하세요. 오늘은 뮤지컬 위키드 생애 첫 관극을 하고 왔습니다. 티켓을 못 구했어서, 예매대기 걸어 놓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예대가 터졌습니다! 공연 일주일 전에요! 그리하여 어쩌다 보니 어제의 그레이트 코멧에 이어 이틀 연속 뮤지컬 관극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 

역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뮤지컬답게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어요! 코로나로 거리두기 좌석을 준수함에도 이렇게나 많다니 새삼 놀랐습니다. 포토존과 MD 구매를 위한 줄이 정말 길더라고요... 저는 둘 다 관심이 없어서 밖에 앉아서 여유 있게 기다리다가 공연 시작 15분 전쯤에 입장했습니다. 

 

1. 티켓팅 & 좌석

사실 위키드는 제가 그 빡세다는 옥주현-정선아-서경수 배우님 페어의 티켓을 잡았었어요. 그런데 싱어게인 서울 콘서트 일정과 겹쳐서.. 눈물을 머금고 놓아줬었는데요. 그 싱어게인 콘서트는 코로나로 인해 두 번이나 연기가 되었고 아직 일정에 대한 소식도 없는 무기한 연기 상태랍니다... 아무튼 아쉬운 마음에 또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다가 3월 30일에 예매대기를 걸어뒀었어요. 그게 4월 21일에! 터졌답니다 하하하 어찌나 기쁘던지요 ㅎㅎㅎ 아무튼 그렇게 다가온 오늘!

 

제 좌석은 여기였어요. 위키드는 무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꼭 중블로 가는 게 매우 중요한 뮤지컬인데요. 배경화면이 무대 뒤쪽에 깔리고, 그보다 살짝 앞에 프레임처럼 배경의 테두리(?) 느낌이 있기 때문에. 사이드에서 보면 이게 싱크가 안 맞고 잘려서 안 보이는 부분이 많겠더라고요. 그래서 앞쪽 사이드보다는 뒤쪽 중블이 무조건 낫습니다. 저는 사이드 중에서도 중앙에 가까운 편이어서, 크게 거슬리지 않게 잘 관람했어요. 거리도 엄청 가깝고요. 배우님들 얼굴도 꽤 보였어요! 누군지 알아볼 수 있고 어떤 표정인지 정도는 쉽게 보였습니다. 자리 만족도 아주 좋았어요!

 

2. 스토리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 스토리. 동화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내용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것 없이, 그냥 너무 재밌었어요. 스토리라인이 단순하니 몰입도 너무 잘 됐고요. 그리고 뮤지컬계에서, 아니 그냥 어떤 콘텐츠에서도 드문 여성 투톱 주연의 버디물이라 그 자체만으로도 이 공연이 더 귀하게 느껴졌답니다. 둘의 케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는 동안 엄마미소 지으며 행복했어요.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를 영화로든 뭐로든 보고 가면 좋아요. 원작을 알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거든요. 저는 따로 챙겨보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 워낙 좋아했어서 애니메이션으로 굉장히 많이 봤었기 때문에, 내용이 다 기억나더라고요. 깨알 소환되는 기억에 더 즐겁게 관람했어요! 

 

3. 무대

아니 저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저 처음에 그냥 글린다 등장할 때부터 눈물이 또르르 나기 시작하더니 1부 내내 계속 눈이 젖어있는 상태로 본 것 같아요 ㅋㅋㅋ 콧물도 엄청났는데 마스크 때문에 닦지도 못하고 보느라 좀 찝찝했어요(...)  제가 팬텀싱어 공연 가면 자주 울어서, 그런 압도적인 소리에 눈물이 나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근데 오늘 느낀 건데, 저는 뭔가 현실 같지 않은 황홀한 느낌이 들면 자동으로 눈물샘이 열리는 것 같아요. 그만큼 극이 시작하자마자 무대랑 의상, 시각적인 효과가 너무 화려해서 정말 동화 속에 들어온 환상적인 느낌이 들면서 눈물이 시작됐어요... 그 느낌 그대로 계속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이 계속된답니다! 시작부터 바로 과몰입(..)된 상태라, 진짜 뭐만 하면 눈물이 계속 흘렀네요... 진짜 짱 재밌어요 ㅠㅠ 이래서 위키드 위키드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4. 넘버

일단 가장 유명한 넘버인 중력을 벗어나. 옥파바는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 그 장면의 임팩트와 옥주현 배우님의 지붕 뚫는 성량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진짜 입 벌리고 봤네요. 이때가 정말 재미 최고조였던 것 같아요. 1부 내내 잠시도 한눈팔 틈을 안 주고 계속 흥미롭게 극이 진행되거든요. 그 절정이 1부의 마지막 장면에서의 이 넘버였습니다. 이건 뭐 말로 표현이 안돼요. 그 소름과 짜릿함 아직도 너무 생생합니다 ㅠㅠ

그리고 또 유명한 곡 파퓰러! 글린다의 사랑스러움이 너무 잘 나타나는 넘버죠. 나하나 배우님이 이 넘버 부르실 때 저절로 미소 짓게 되더라고요. 글린다 그 자체세요 ㅠㅠ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됩니다. 나하나 배우님의 글린다 너무 사랑스럽고, 이 넘버를 부르는 장면도 사랑스러웠던, 그냥 마음속에 하트가 가득 차는 순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For Good. 정말 가사가 너무 예뻐요. 이때 엘파바와 글린다가 눈물을 말 그대로 펑펑 쏟는다던데, 제 자리에서 쌩눈으로는 그거까지 볼 순 없었어요 ㅠㅠ 그래도 감정은 너무 잘 전달됐습니다. 정말 몰입돼서 벅찬 장면이었어요.

유명한 넘버들이, 어쩜 하나 같이 그 넘버를 부르는 장면까지 주옥같더라고요. 넘버들이 워낙 유명하고 개인적으로도 자주 들었어서 익숙함이 컸는데, 이렇게 공연으로 보고 나니 노래가 더 좋아졌어요.

 

5. 배우

옥주현 배우님과 나하나 배우님 두 분 정말 최고셨어요. 엘파바와 글린다 그 자체. 기대 많이 하고 갔는데, 그 기대 이상의 이상으로 너무 만족했습니다. 특히 옥주현 배우님은 워낙 명성이 자자해서,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큰 경우도 많잖아요?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진짜 경악스러웠어요 너무 잘하셔서... 뭐 지붕 뚫는 성량은 말할 필요도 없고, 표현력과 연기력도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완전 반하고 왔어요. 앞으로 무슨 작품을 하시던 그때마다 항상 기대 한가득 안고 찾아서 보러 갈 것 같아요! 그리고 나하나 배우님은 옥주현 배우님이랑 듀엣 부르실 때도 목소리 하나도 안 묻히실 정도로 엄청난 성량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실력을 논하기가 머쓱할 정도로 그냥 너무 잘하십니다. 글린다 그 자체셨어요. 아쉬운 점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던 완벽한 엘파바와 글린다였어요. 그리고 다른 배우님들, 앙상블 배우님들까지 정말 저는 감히 완벽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무대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완성도가 느껴집니다. 눈과 귀가 너무 즐거웠던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오늘 나하나 배우님과 옥주현-나하나-진태화 배우님 페어의 서울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커튼콜 때 눈물을 많이 흘리시더라고요ㅠㅠ 덩달아 찡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ㅠㅠ 또 배우분들 모두 커튼콜 분위기가 유난히 up 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끝까지 이런 에너지를 주셔서 공연이 끝나고도 더 길게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 저 이렇게 재밌는 뮤지컬 처음 봐요. 진짜 말 그대로 너무너무 재미가 있어요. 어두운 내용이 즐비한 뮤지컬판에서,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라니. 진짜 자꾸 얘기해서 죄송한데, 정말 재밌습니다 ㅋㅋㅋ 다 재밌는데, 특히 1부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오버 좀 보태서 한 10분 지난 줄 알았습니다. 이야기가 막 휘몰아쳐서 빌드업되다가 '중력을 벗어나'에서 펑 터지는 느낌. 뭔 놀이기구라도 탄 것처럼 너무 짜릿했어요. 위키드가 왜 이렇게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지 새삼 실감했잖아요. 이걸 왜 여태 안 봤었나 아쉬워 죽겠고,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이미 뮤덕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니, 아마 저 빼고 한 번쯤은 다 보셨을 것 같은 위키드. 뮤지컬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단연 1등이네요. 저는 죽을 때까지 뮤지컬 한 개만 볼 수 있다면 주저 없이 위키드를 꼽을래요. 아쉽게도 이제 서울에서의 공연은 곧 막을 내리는데, 앞으로 찾아올 때마다 봐야겠어요. 부산 분들 놓치지 말고 꼭 보세요!! 강추합니다 강추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