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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뮤지컬

210428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케이윌, 해나, 박강현) 1층 B구역 13열 후기 (코멧석&VIP석 비교)

<그레이트 코멧>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관람일시 : 2021.04.28(수) 15:00 1회

좌석 : 1층 B구역 13열 8

 

오늘은 그레이트 코멧 두 번째 관극 날..!

저의 홍광호, 해나, 고은성 페어의 코멧석에서의 첫 관극 후기는 아래 링크 확인해주세요!

syluna.tistory.com/11

 

210407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홍광호, 해나, 고은성) 코멧석 B구역 3열 후기

<그레이트 코멧>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관람일시 : 2021.04.07(수) 15:00 1회 좌석 : 무대층(코멧석) B구역 3열 5번 1. 티켓팅 드디어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을 보러 다녀왔다! 작년 7월에도 피켓팅 뚫

syluna.tistory.com

 

딱 3주만에 다시 찾은 유니버설아트센터! 오늘도 똑같이 입구를 올라가며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오늘은 포토존 말고 캐스팅 보드 배경으로 티켓 사진 한 장 ♥

 

괜히 한 번 찍어봤습니다..

1. 좌석(코멧석 VS VIP석)

오늘의 좌석은 여기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첫 관극 때 앉았던 자리는 ★ 표시해 둔 코멧석 좌석인데요. 일단 극 전체를 즐기기에는 오늘 앉았던 VIP석이 훨씬 좋습니다. 공연장이 생각보다 작아서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면서도 배우들과의 거리도 엄청 가까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보자면, 사진 속에 제가 편의상 적어놓은 흰색 숫자 보이시나요? 저 숫자를 기준으로 배우들이 1구역에 있을 때는 눈코입 분간될 정도로 아주 가까이 보이고요, 사진 속 좌석을 보시면 거의 제가 앉았던 13열(실 6열)까지 나와있는 것 같아요. 얼마나 가까운지 어느 정도 체감이 되시죠?  2구역도 일반적인 공연과 비교했을 때는 매우 가깝게 느껴지지만, 기준이 코멧석이시라면 살짝은 아쉬운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구역은 뭐 그냥 누구인지? 분간되는 정도이고요.

사실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이유는.. 제가 저번에 코멧석을 갔다가, 생각보다 너무 가까이서 영접한 고나톨의 모습에 황송해서 (ㅋㅋ)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싶어 깡나톨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두 번째로 온 거거든요. 극 자체를 다시 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로지 박강현 배우님을 보기 위해서 온 거라 VIP석을 잡고도 뭔가 아쉬운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ㅋㅋ;; 그런데 웬걸 첫 관극보다 훨씬 좋아서 너무 재밌게 보고 왔답니다. 그 얘기는 아래에 차차 해보도록 하고, 좌석 얘기부터 마저 해볼게요.

코멧석의 매력은 배우님들을 아주 가까이서, 눈 맞춤과 손키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고요. 대신 시야 방해가 꽤 있고(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퐁당 좌석이라 전보다는 낫다지만 그래도 없을 순 없을 거 같아요) 오히려 극 전개에서는 조금 소외당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어요. 극은 1,2층 관객석을 향해 진행이 되고 중간중간 코멧석을 챙기는 느낌이거든요. 근데 그 챙겨주는 게 뭔가 배우님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그런 느낌.. 아시죠? 괜히 나 혼자 배우님과 더 가까워진 느낌... 진짜 대박 가깝습니다. 거의 뭐 친구랑 얘기하는 수준으로 눈앞에 돌아다니시면서 눈을 맞춰주세요. 특히 아나톨 역할의 배우님의 팬이라면 정말 정말 심장 단단히 부여잡고 가셔야 할 거예요.

그런데 피에르나 나타샤 역할의 배우님이 본진이라면, 굳이 코멧석?의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면 두 역할의 배우님들은 무대 사진 속 1,2구역에서의 장면이 많고 특히 피에르 역할의 배우님은 코멧석 쪽에 거의 안 가시거든요. 저는 저번 코멧석에서보다 오늘 VIP석에서 피에르와 나타샤의 얼굴을 더 많이 뵌 것 같네요. 요약을 해보자면 아나톨 역할의 배우님의 열렬한 팬으로서 굵직하고 강렬한 다시는 없을 경험을 하고 싶다면 코멧석, 그 이외에는 VIP석을 추천합니다.

사실 코멧석에 앉았을 때는 무대를 정면에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가 한눈에 안 들어와요. 가깝지만 뭔가 훔쳐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사진 속 1,2구역은 코멧석보다 VIP석에서 보는 게 더 가까워요. 중요한 장면들은 거의 다 저 구역에서 진행이 되는데, 코맷석에 계시면 오히려 그 장면들은 더 멀리서 보게 되는 셈입니다. 오늘 보니 몇몇 장면들에서 천장의 LED 조명을 무대 효과로 사용하던데, 처음 알았습니다.. 저번에는 있는 줄도 몰랐네요. 그리고 확실히 소리도 달라요. 저번에는 가사가 정말 안 들렸었는데, 오늘이 두 번째 관극인 것도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었겠지만, 거의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잘 들렸습니다.

또 관객들 호응을 유도하며 엄청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VIP석에서가 훨씬 신납니다!! 개인적으로 코멧석에서는 인싸들 사이에 낀 아싸의 느낌으로 살짝 뻘쭘한 게 없지 않아 있거든요. 근데 VIP석은 그 인싸들이 자기 무리에 끼워주고 같이 놀아주는 느낌입니다(?). 이해가 되셨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냥 사운드도 훨씬 빠방하고 뻘쭘한 거 없이 엄청 신나요!!

그냥 아나톨을 광적으로 사랑한다, 오직 아나톨 영접만이 목적이다, 하는 게 아니라면 무조건 VIP석으로 가세요(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목적이라도 한 번만 보실 거라면 VIP석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아나톨을 광적으로 사랑하신다면... 저처럼 코멧석, VIP석 총 두 번 가세요.. ^.ㅠ

2. 스토리(스포 O)

스토리는 정말 별 거 없는데, 스포가 있으니 스포를 원치 않으신다면 당장 읽는 것을 멈춰주세요...!! 사실 뭐 스토리가 대단한 뮤지컬은 아니고, 내용 설명도 불친절한 편이기 때문에 줄거리를 꼭 어느 정도 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인물관계도는 무조건! 보고 가세요. 술과 여자에 환장한 치명적인 남자 아나톨과 철부지 어린 여자 나타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나타샤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아나톨을 사랑하는 것을 애써 부정하며 내적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아나톨을 선택했고, 둘이 함께 야반도주를 꿈꿨으나 발각됐고, 알고 보니 아나톨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그걸 알게 된 나타샤는 괴로워하며 자살시도 후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피에르에게 위로받으며 극이 끝납니다... ㅎㅎ 정말 읭스럽죠? 극 전개도 그렇긴 해요.. 일단 피에르의 감정선에 도저히 몰입이 안돼서 피에르의 서사는 너무 지루했어요 ㅠㅠ

 

3. 배우

우선 저의 본진 박강현 배우님부터 얘기해볼게요. 진짜 왕자님 그 자체십니다. 대놓고 끼 부리고 잘생긴 연기를 하시는데 마스크 안에서 계속 웃고 있느라 힘들었습니다... 시몬스라는 별명답게 노래를 참 안정적이고 쉽게 부르셔서 듣기가 너무 편안했어요. 능글거리면서도 찌질한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몸 쓰는 거 너무 자연스러우시고, 그냥 다 너무 잘하십니다. 진짜 사심 빼고 봐도 너무 잘하세요(사실입니다).

해나 배우님도 정말 나타샤 그 자체세요. 그 사랑스러우면서도 천진한 느낌을 잘 표현하시더라고요. 노래도 정말 시원시원 잘하셔서 저번 관람에 이어서 오늘도 편하게 잘 관람했어요! 

그리고 케이윌 배우님은 부드러운 편이세요. 노래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느낌이 엄청 부드럽습니다. 노래는 아무래도 가요 발성에 가깝고요, 연기도 잘하시는데 막 엄청 임팩트 있는 것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받았어요. 역할 자체가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짱짱하고 귀에 때려 박는 그런 자극적인(ㅋㅋ) 느낌을 좋아해서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취향 차이니까 참고만 해주세요 ㅎㅎ

무엇보다 언급하고 싶은 건 마리야 D 역할의 류수화 배우님..! 첫 관극에서도 인상 깊긴 했는데 오늘 더 반하고 왔어요. 힘 있는 목소리와 당당하고 강단 있는 표정, 그리고 거기에 걸맞는 걸음걸이까지. 그냥 존재 자체로 포스가 장난 아니셨습니다. 너무 멋졌어요!!

그리고 소냐 역의 효은 배우님과 마리 역의 연지 리 배우님! 두 분도 너무 잘하십니다. 역할과 너무 잘 어울리시고 부르시는 넘버마다 너무 몰입이 됐어요! 나타샤-소냐-마리야 D, 나타샤-엘렌 등 여자 배우님들끼리 나오는 씬들 코멧석에서보다 정면에서 보니 훨씬 몰입되고 좋았어요. 너무 재밌게 푹 빠져서 봤네요 :)

 

4. 넘버

저번 후기에서 분명 넘버는 그닥이라고 했었는데.. 그 말 취소할게요. 오늘 들으니까 왜 이렇게 다 좋죠? 중독성이 장난 아니에요 ㅋㅋ 두 번째로 들으니까 훨씬 좋아요!! 신나는 노래들이 정말 미치게 신납니다. 일단 Prologue부터 들썩들썩 너무 신나고요. 저 The Opera에서 분위기 바뀌면서 '잘생긴 남자 등장'할 때 그 효과음이랑 기계음 왜 이렇게 좋죠..? 집에 오는 길에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그 부분만 엄청 돌려 들었어요 ㅋㅋ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실루엣으로 등장하는 박강현 배우님 모습이 너무 강렬하게 박혀서 그런가 봐요. 이건 진짜 정면에서 봐야 돼요... 코멧석에서는 시야 방해로 안보이거나, 보이더라도 그만큼의 임팩트가 전달이 안됩니다. 너무 멋있어서 헉했어요 정말. 그리고 저의 최애곡으로 거듭난 The Duel. 첫 관극에서 갑자기 edm으로 바뀌는 음악이 당황스러웠는데 이번에 보니까 너무 신나고 좋았어요. 그리고 나타샤와 마리의 불편한 관계를 표현하는 Natasha & Bolkonskys와 엘렌이 아나톨의 부탁으로 나타샤를 데리러 와서 부르는 Charming 두 곡의 멜로디 라인 너무 제 취향입니다... 두둠칫 하는 느낌 너무 흥이 났어요. 쓰다 보니 더욱 확실해지는군요. 그냥 너무 신납니다. 저에게 그레이트 코멧의 매력은 '신남'으로 입력되어서, 극 분위기가 진지해지면 급격히 지루해졌어요... 그래도 2부 중간까지는 극 전개를 잘 따라가면서 재밌게 봤는데, 후반으로 가면서는 집중력을 좀 잃었네요 ㅎㅎ;

 

(+) 오늘의 러시아 전통 애드립

그리고 정말 흥이 절정으로 치닫는 넘버 Balaga와 바로 이어지는 The Abduction. 정말 열정적으로 춤추고 연주하는 배우님들 모습에 너무너무 신나는 장면인데요. 중간에 아나톨이 잠시 공연을 멈추게 하고 돌로코프 최호중 배우님과 만담(?)을 주고받는 장면이 있어요. 잠시 휴식을 가지며 '이건 쉬는 게 아니라 러시아 전통이야~'하는 식의 대사로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하는데요. 이 장면에 배우님들의 애드립이 많이 들어가서 매번 디테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회전문 도는 관객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어요. 오늘 낮 공연에서의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보면, 박강현 배우님이 "러시아 전통. 러시아 전통 좋군. 쉬는 거 아니야" 대사 후 최호중 배우님이 위스키 잔에 있는 물을 마시려고 하자 박강현 배우님이 다급히 달려가서 "잠깐!!! 이건 위스키라구. 자넨 와인 밖에 안 마시지 않나." 하고는 뺏어 마십니다 ㅋㅋ 그때 최호중 배우님이 "사실 이건 보리차야. 자네랑은 맞지 않지. 자네는 음인이잖나."라고 하셔서 박강현 배우님이 빵 터지셨는지 물을 마시다 뱉으셨습니다 ㅋㅋㅋ 이런 깨알 같은 재미가 있네요.

참고로 첫 관극 때는 고은성 배우님이 "잠깐 쉬는 게 우리 러시아 전통~" 하시고 본인 소품인 술병에 든 물을 무대 중앙에서 엄청 오랫동안 벌컥벌컥 한 통을 다 마셨었는데요. 이때 다른 배우님들이 야유하시고, 최호중 배우님이 "지 혼자만 물 마시네"와 비슷한 대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힘이 드니까, 쉬는 것과 물 마시는 걸 웃음 포인트로 살리시더라고요. 점점 길어지고 찰져지는 애드립을 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인 듯해요 :)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너무 재미있게 보고 와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봅니다ㅎㅎㅎ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 후기는 여기서 마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