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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등산

비오는날 광교산 주말 등산 경기대정문-형제봉-비루봉-토끼재-상광교종점(폭포농원)

지난 일요일, 아침부터 비가 왔습니다. 우산을 쓰긴 애매할 정도로 조금 와서 그냥 맞고 갔어요. 고어텍스 바람막이를 입고 왔어야 했는데... 저는 수분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흡수하기 아주 적합한 양털 플리스를 ㅎㅎ입고 갔었습니다. 이렇게 몸소 경험으로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산행... 경기대 후문에서 버스를 내려서 정문까지 걸어가는 길부터 이미 산행을 시작한 기분이었습니다. 참 가파르고 멀고... 경기대가 꽤 크더라고요. 오랜만에 캠퍼스를 거닐다 보니 저의 대학생활의 기억들이 하나 둘 생각났어요. 벌써 꽤 과거가 되었다는 생각에 살짝 아련해졌습니다. 경기대 졸업생도 아닌데;; 남의 학교에서의 짧은 추억팔이를 마치고 정문에서 친구를 만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날씨가 이런데도 산행하는 분들도 꽤 많았어요. 참고로 경기대정문 산행길 입구는 학교 밖에서 정문을 바라볼 때, 왼쪽에 있는 샛길? 아무튼 보도블럭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저는 후문에서부터 학교 내부를 통해서 갔기 때문에 살짝 헤맸거든요 ;; 제가 헤맸기 때문에 저 같은 분이 계실까봐 살짝 짚어드립니다..

 

ㅋㅋ올라가면서 찍은 '전설의 고향'스러운 풍경들... 산 속이라 더 습한 기운에 진짜 온몸이 금방 흠뻑 젖었어요;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나서부터는 나무가 머금은 수분의 영향인 건지, 아직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되더라고요(그냥 쫄딱 다 젖었다는 얘기입니다). 

 

형제봉에서 인증샷

형제봉 비석과 어디에도 형제봉의 흔적은 찾을 수 없는 인증샷입니다. 비 인증사진 같네요. 머리 감은 거 아닙니다 ㅡㅜ  가뜩이나 답답한 마스크 비까지 맞아서 더 답답했어요. 앞뒤로 축축한 마스크... 마스크 쓰고 운동하기 많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어서 마스크 벗고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곧 여름인데 걱정 되는군요...

 

꽃이 예뻐서..

원래는 형제봉 찍고 정상인 시루봉까지 갔다오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유난히 힘들기도 했고... 배가 너무 고파서 빨리 내려가서 밥 먹을 생각뿐이었기에, 토끼재에서 방향을 틀어 상광교종점으로 하산했습니다. 그래서 최종 코스는 경기대정문-형제봉-비루봉-토끼재-상광교종점, 총 2시간 정도 소요됐어요.

 

방수 모드를 설정 안 해놨더니 빗물에 화면이 눌렸었는지, 일시정지가 눌려서 중간에 거의 한 시간 정도가 기록이 안됐더라고요 ㅠㅠ 이럴 때 넘나 아깝.. 지도에서 끊긴 부분.. 

 

이 날 등산의 목적은 상광교종점의 '폭포농원'이었습니다. 폭포농원은 광교산 상광교종점에 있는 바비큐, 보리밥, 잔치국수, 전 등 등산 후 먹으면 꿀맛인 메뉴들을 판매하는 음식점인데요. 등산하고 뭔들 맛이 없겠냐마는... 최근(아마 제 기억엔 1년?도 안된 듯합니다) 옆쪽에 아예 새로운 건물을 지어 깔끔한 식당의 모습을 갖추긴 했지만, 폭포농원의 매력은 큰 천막 안의 야외에서 먹는! 그 느낌인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이쪽에 자리를 잡아서 실내에서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요. 정말 저에게는 등산의 목적이자 등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되어버린 곳... 단점은 저희 집에서 너무 멀어서 가뜩이나 지친 등산 후 돌아오는 길을 더욱 고되게 만든다는 점. 하지만 그 정도 수고쯤이야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아서 자주 상광교종점으로 하산하곤 합니다. 

 

이날의 메뉴는 보리밥, 바비큐, 감자전이었어요 ㅠㅠ 다시 봐도 또 먹고 싶네요. 특히 돼지 바비큐는 야외에서 숯불로 직접 구워서 바로 가져다주시는데, 사진으로 보다시피 어떻게 맛없을 수 있겠습니까... 특히나 등산 후에ㅠㅠ 또 봐도 또 먹고 싶네요. 

 

등산 후기인데 맛집 추천처럼 끝난 포스팅.. 머쓱하게 마무리해봅니다.

광교산 하산 후에 꼭 폭포농원에 가보쎄여~! 아참 이날은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술은 먹지 않았는데, 막걸리랑 같이 먹으면 극락갈 수 있읍니다.